(피나르핀x핀골핀)

썰들 2014. 3. 16. 07:12

성격 붕괴 주의.

 

 

(피나르핀x핀골핀)

 

 


피나르핀이 핀골핀의 저택에 오게 된 건 막내딸인 아르타니스를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에 동갑내기인 사촌 자매 아레델과 놀겠다고 하더니 오기로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 여동생을 끔찍하게 아끼는 장남이 데려오겠다고 하는 걸 그가 직접 데리러 가겠다며 만류했다. 친형제인 핀골핀에게 할 말도 있었으니 겸사겸사 가 볼 생각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핀골핀의 저택에도 딸의 모습은 보이지 없었다. 보나마나 아레델이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을 것이다.

 

"그렇군요. 그럼 이릿세와 네르웬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겠습니다."

"마음대로 해. 슬슬 돌아올 때도 되었으니까."

그가 핀골핀의 옆에 있는 의자에 막 앉으려 했을 때, 밖에서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빠르게 달려오는 발걸음과 천천히 걸어오는 발걸음, 두개의 소리가 겹쳐서 들렸다.

 

"아버지, 저 왔어요!"

얼굴에 흙을 잔뜩 묻힌 흑발의 소녀가 핀골핀의 품에 안겼다. 나갈 때 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옷은 얼굴처럼 흙투성이가 되어있었다. 핀골핀의 딸인 아레델은 늘 그런 식이었다. 옷을 버리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남자 아이들처럼 뛰어놀고는 했다.

 

"늦어서 죄송해요."

그런 그녀의 곁에 있던 금발 머리의 소녀가 제 아버지를 발견하고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돌아가기로 한 시간까지 가지 않았으니 큰 오라버니가 와 있을까 싶었는데 아버지가 와 있었던 것이다.

 

"아니, 괜찮다. 그럼 이만 돌아갈까?"

그는 상냥한 아버지였고, 이 정도 일로 아이들을 야단치지는 않았다. 금발의 소녀는 피나르핀의 딸인 아르타니스 네르웬이었다.

 

"네르웬, 다음에도 또 놀자."

아레델이 사촌 자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릿세, 너는 먼저 좀 씻고 오거라."

기운차게 아버지의 품에 뛰어든 덕분에 핀골핀의 옷 위에까지 잡초 부스러기가 떨어져있었다. 핀골핀은 딸의 머리에 붙어 있는 나뭇잎을 떼어내었다.

 

". 금방 올게요."

생긋 웃어 보인 소녀는 욕실 쪽으로 향했다. 여전히 빠른 걸음이었다.

 

"저도 손이라도 좀 씻고 올게요."

아르타니스도 이미 욕실 쪽에 거의 다다른 사촌 자매를 따라가 버렸고, 거실에는 다시 핀골핀과 피나르핀만이 남게 되었다.

 

"형님, 충고 하나 드려도 될까요?

이번에는 제대로 핀골핀 옆에 앉은 피나르핀이 입을 열었다.

 

"충고? 그래, 어디 들어보지."

피나르핀 쪽에서 먼저 핀골핀에게 말을 거는 일은 드물었다. 그는 대개 형의 말을 조용히 듣고, 한 두 마디를 덧붙이는 정도였다. 과묵한 편은 아니었지만, 스스로의 주장을 강하게 세우거나 남을 가르치려 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 동생 쪽에서 먼저 충고라는 말을 꺼내다니, 조금은 놀라웠다.

 

"페아나로 형님을 더 이상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티리온에서 핀웨의 장남인 페아노르와 차남인 핀골핀의 사이가 나쁘다는 것을 모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는 가까이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형님이 좋은 건 아니다. 다만,"

핀골핀은 순간 당황했지만,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다. 눈치가 빠른 편인 건 알고 있었지만, 자신과 형님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듯한 동생의 말은 다소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정도로 티를 내고 다닌 건가 싶어 잠시 기억을 헤집어 봤지만, 남들 앞에서 크게 문제가 될 만한 행동들을 한 적은 없는 것 같았다.

 

"다만? 형님도 다른 요정들처럼 페아나로 형님의 재능에 반하기라도 하신 겁니까?"

물론, 그럴 리가 없었다. 핀골핀도 이복형제인 페아나로의 재능은 인정하고 있었지만, 부러워 해 본적은 없었다. 제각기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고, 누구에게라도 남이 가지고 있지 못한 재능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으니 남의 재능을 질투해 본 적은 없었다. , 그는 재능만으로 상대에게 빠져들 정도로 단순하지 않았다.

 

"그럴리가. 단지,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을 뿐인 거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었는데, 그가 행여 순순히 페아노르의 부름에 따르지 않으면, 집 안에 큰 소리가 나는 것은 예사였다. 그렇다고 핀골핀이 형의 말을 전적으로 따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불렀을 때 가지 않으면, 며칠이고 싸늘한 시선을 마주해야했다. 그것마저도 그에게는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아버지인 핀웨에게만큼은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이복형제들의 우애를 바라고 있는 핀웨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요."

형의 답을 들은 피나르핀은 온화하게 웃었다. 형제들 중에서 가장 어머니를 닮은 그는 페아노르도 핀골핀도 짓지 못하는 환한 웃음을 짓고는 했다. 그러나 그의 웃음은 어머니인 인디스의 웃음과는 약간 달랐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웃음이었다. 핀골핀마저도 동생이 그렇게 웃을 때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었다.

 

"할 말은 그게 전부인 게냐?"

", 간만에 차라도 한 잔 하시겠습니까? 얼마 전에 마셨던 것이 맛이 아주 좋던데."

"괜찮다. 그나저나 핀데카노 이 녀석은 일찍 들어오라고 누누이 일렀는데."

별 싱거운 녀석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핀골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 한 잔 마시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안 될 것 같았다. 차남은 평소처럼 서재에 틀어박혀 있었고, 막내는 뒤뜰에서 놀고 있고, 딸도 집에 들어왔는데, 장남은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나마 아레델이야 집에 들어오기라도 하지만, 장남은 아예 밖에서 자고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페아나로 형님 저택에 있지 않겠습니까."

핀골핀의 장남인 핀곤이 페아노르의 장남인 마에드로스를 얼마나 따르는 지는 모든 가족들이 잘 알고 있었다. 핀골핀도 보나마나 아들이 사촌형 곁에 붙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쫓아다니는 지 가끔은 아버지인 그도 이해가 가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래, 그렇겠지. 제 발로 올 생각을 안 하니 나도 아들 녀석을 데리러 가야겠군."

"형님 저택에 가시렵니까?"

"그래, 나는 나가봐야 하니까, 기다리지 말고. 네르웬이 오면, 데리고 먼저 돌아가거라."

외투를 걸어둔 쪽으로 가려던 핀골핀이 걸음을 멈추었다. 피나르핀의 손이 그의 팔을 붙잡은 탓이었다. 어느 새 일어선 동생은 핀골핀 옆으로 바짝 다가와 있었다.

 

"염려가 되어 그렇습니다."

그는 여전히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였다.

 

"불길입니다. 페아나로 형님은 언젠가는 제 스스로도 태워버리고 말 겁니다. 곁에 계속 있다가는 날개가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는 불나방 꼴이 되겠지요."

그렇게 말하는 동생은 상당히 낯설었다. 어딘가 이복형제를 떠오르게 했지만, 지나친 상상이라 생각한 핀골핀이 동생의 손을 떼어냈다.

 

"네가 상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형님에게 휘둘릴 생각은 없으니까."

그는 외투 걸이의 가장 위쪽에 걸려있던 망토를 집어 들었다. 곧 식사를 해야 할 테니 얼른 큰아이를 데려와야 했다.

 

 

복흑 피나르핀을 써 보려다가 장렬하게 실패했습니다. 역시 이 형제는 재육한 뒤의 일을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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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 설정 난무 주의

 

 

[실마릴리온/글로르핀델x투르곤+펜로드] 집무실로부터의 탈출

 

 

"폐하, 잠깐 밖에 안 나가실래요?"

글로르핀델은 오늘도 집무실의 주인이라도 된 양 안락의자에 앉아 투르곤 쪽을 보고 있었다. 막상 방의 주인이자 왕인 투르곤은 몇 번 사용해 본적도 없는 것이었다. 가죽과 원목으로 된 안락의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글로르핀델의 말처럼 밖에 나가는 것보다는 의자에 몸을 기대어 낮잠이라도 자고 싶었다. 하지만, 왕에게는 처리할 일이 많았다.

 

"됐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잔뜩 기대에 부푼 그의 말에도 왕의 말은 단호하기만 했다. 벌써 몇 시간째 그런 모습이었다. 왕이 서류더미를 하나씩 옆으로 내릴 때마다 반복적으로 글로르핀델이 말을 걸고, 왕이 대답을 하는 식이었다.

 

"오늘 안에 꼭 다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는 어린아이처럼 실망한 표정이었다. 금발을 의자 뒤로 늘어트리고 있던 그가 드디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성큼성큼 걸어와서 책상을 탕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쳤다.

 

"매일 그런 식이지 않습니까. 심심하니 놀자는 거란 걸 압니다."

왕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깃펜을 들어 섬세한 글씨체로 서명을 했다. 글로르핀델은 안중에도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렇게 매도하지 마십시오. 이래 뵈도 폐하의 충성스러운 영주가 아닙니까."

책상을 돌아 왕의 옆으로 다가온 그가 투르곤의 손등에 입술을 맞추었다. 투르곤은 역시나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하던 일을 계속했다. 하나하나 대응해 주면 성가신 일만 늘 뿐이었다.

 

"말이라도 못하면, 알겠습니다. 일단, 밖에서 기다리시죠."

 

집무실에 들어오지 말라고 누누이 일러도 글로르핀델은 어떻게 해서든 들어오려고 했다. 막는 것도 하루 이틀이었다. 이쯤 되면 슬슬 포기할 법도 할 텐데, 그는 도무지 포기란 걸 몰랐다. 왕의 시녀들도 왕을 위해 준비해 온 다과를 글로르핀델이 주섬주섬 먹고 있는 모습이 익숙할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풍경이랄까. 오히려 그가 연무장에 나가 찾아오지 않는 날이면 시녀들이 집무실을 기웃거릴 정도였다. 눈부신 금발의 영주를 사모하는 시녀들이 제법 되는 탓이었다.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시녀들에게도 꽃같은 웃음을 보여주는 잘생긴 영주를 싫어할 시녀들은 거의 없었다.

 

"글로르핀델, 또 여기 있었습니까?"

 

정갈한 발소리와 함께 날카로우면서도 기품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동시에 두 가문의 영주자리를 겸하고 있는 펜로드의 것이었다. 왕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그가 글로르핀델쪽으로 살짝 눈을 흘겼다. 백성들에게는 마냥 온화한 그였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면 놀랄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영주들에게는 상당히 엄격하게 대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가 주로 언성을 높이는 대상들 중 하나는 이곳에는 없지만, 영주들 중에 어린 제비 가문의 영주 두일린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황금꽃 가문의 영주인 글로르핀델이었다. 아마도, 곤돌린에서 그가 소리를 지르고 있다면, 둘 중의 하나가 무슨 사고를 쳤다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영주께서는 왜 또 폐하의 집무실에 계시는 겁니까."

글로르핀델은 훼방꾼이 들어온 게 못마땅한 듯 불만으로 가득 찬 표정을 펜로드를 응시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 그의 시선에 펜로드는 어이가 없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방금 전의 말이 왕의 앞에서 지나치게 목소리를 높인 것 같았던지 조금은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마치 그대는 용무라도 있는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투르카노, 아니다 폐하를 보러 왔습니다만."

 

그의 입에서 툭 튀어나온 말에 펜로드가 이마를 짚었다. 곤돌린의 왕이 막내 동생이라도 되는 양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는 그가 영주가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왕국 내에서 왕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부르는 것은 공주인 아레델과 영주들 중에 가장 연장자인 갈도르, 그리고 글로르핀델 정도가 전부였다. 앞의 두 명이 부르는 것 까지 뭐라 할 생각은 없었지만, 글로르핀델이라면 얘기가 달랐다.

 

", 또 그런 식으로 폐하의 존함을 마구 입에 올리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왜 안 됩니까? 뒤에 폐하라고 붙였는데요."

 

뻔뻔스러운 그의 태도에 펜로드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무지 철이 들 줄 모르는 친우를 어찌해야 좋을지. 따지고 보면, 글로르핀델이 펜로드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는 왕의 형인 핀곤보다도 손위였고, 펜로드는 왕보다는 나이가 많았지만, 글로르핀델에 비하면 한참 어렸다. 이미 수천 살도 넘은 그들에게 단순한 나이 비교야 별 의미가 없었지만.

 

"폐하, 글로르핀델이 계속 특별한 용건도 없이 드나들게 두실 생각이십니까."

글로르핀델과 더 얘기를 해 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펜로드가 참다못해 투르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을 마주한 왕 역시 난처한 표정이었다. 둘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는데 기어코 이 꼴이 난 것이다. 상대가 그나마 펜로드여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지만, 시녀들 앞이기라도 했다면, 왕의 체면이 땅에 곤두박질 쳤을 뻔 했다.

 

"저도 몇 번이나 말을 했는데, 도무지 듣질 않는 걸 어쩌겠습니까."

펜로드는 왕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처리해야 할 일들을 가지고 오면 늘상 볕 좋은 창가에서 놀고 있는 글로르핀델이 눈에 띠어 괜히 한 마디 해 본 것이었다. 제멋대로인 영주에게 골치를 썩이고 있는 것은 펜로드보다는 왕 쪽일 것이었다.

 

"하아, 알겠습니다. 제가 데리고 나가도록 하지요. 일단, 이것부터 받아주십시오."

작게 한숨을 쉰 펜로드가 투르곤의 팔에 서류더미를 안겨주었다. 눈의 탑 가문과 기둥 가문의 올해 예산안이라고 했다. 그는 가급적이면 빨리 결재해 달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펜로드가 왕에게 인사를 올리고 뒤돌아서서 글로르핀델의 쪽으로 다가왔다. 붙잡고라도 끌고 나갈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먼저 펜로드의 허리를 쿡쿡 찔렀다.

 

"일부러 이러시는 겁니까? 하필이면 저렇게 서류 더미를 들고 오시는 법이 어디 있나요."

"애도 아니고 왜 이러십니까. 폐하를 방해하는 건 그만두시고, 저와 함께 나가시지요."

그는 글로르핀델의 팔을 잡아끌었다. 물론, 금발의 영주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펜로드도 힘이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곤돌린에서도 무술이라면 손에 꼽힐 정도인 글로르핀델에 비할 바는 못 되었다.

 

"왜 이러십니까. 볼일도 없으신 것 같은데."

잠시 동안 실랑이가 벌어지고, 억지로 데려 나가는 걸 포기한 그가 글로르핀델의 어깨에 손을 짚었다.

 

"폐하와 저는 혈육 같은 사이인데 이 정도도 안 됩니까."

어깨에 올린 손을 치우는 그의 얼굴에는 의기양양한 승리의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백전백승. 직접 세어본 적은 없었지만, 펜로드가 글로르핀델의 뜻을 꺾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말인즉 그의 입만 아픈 잔소리였다는 뜻이었다.

 

"공과 사는 제발 구별하십시오. 글로르핀델. 공과 폐하의 관계를 모르는 영주는 없습니다만, 집무실에까지 들어와서 이러는 건 예의에 어긋납니다."

펜로드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기어코 글로르핀델이 지지않고 한 마디를 더 했다. 하지 않았으면 더 좋을 뻔 했지만, 이미 뱉어낸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아주 누구랑 똑같으십니다."

그의 말에 투르곤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기분이 좋다는 표시는 결코 아니었다.

 

"글로르핀델, 혹시 그건 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생긋 웃는 왕의 얼굴을 본 펜로드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왕은 인자했지만, 그가 저런 식으로 웃을 때는 대개 기분이 상당히 나쁘다는 의미였다.

 

"맞습니다만."

그러나 역시 글로르핀델이었다. 가시 돋친 투르곤의 말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싱글거렸다. 둘 사이에 낀 펜로드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매다가 황급히 왕의 집무실을 나갔다. 조용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한 번 말씀해 보시죠."

"투르카노랑 똑같다고 했지요. 아아, 어릴 때부터 투르카노랑 어울리게 두는 게 아니었어요. 누가 보면 펜로드가 왕의 친형제인줄 알겠습니다."

 

펜로드가 나가자마자 그는 바로 존칭하나 없이 왕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보통이라면 당장이라도 시종들의 팔에 붙들려 끌려 나가야 했겠지만, 그가 왕에게 이렇게 구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왕이 왕위에 오르기 한참 전부터 익숙해진 호칭은 입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왕도 친근하게 자신을 부르는 그가 싫지는 않았다. 아버지 같은 갈도르와 누이를 제외하면, 이정도로 친밀한 관계인 영주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싫으십니까?"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투르곤이 글로르핀델 쪽으로 걸어오더니, 손가락을 들어 그의 이마를 꾹꾹 눌렀다. 왕의 키가 영주보다 한 뼘정도 커서 자연스레 내려다보는 자세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왕의 키가 더 컸어도 글로르핀델은 전혀 위압감을 느끼지 않았다.

 

"아니요."

능글맞게 웃은 그가 제 이마를 누르는 왕의 손가락을 떼어내더니 그대로 왕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예상치 못한 동작에 중심을 잡지 못한 투르곤이 글로르핀델의 품으로 쓰러졌다. 그러다가 서로의 발이 엉켜서 그대로 커다란 소리를 내며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밑에 깔린 글로르핀델은 부딪힌 곳이 아프지도 않은 지 연신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왜 이러십니까. 다치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어디가 부러지기라도 했을까 걱정스러운 눈길로 글로르핀델을 바라보던 왕은 그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알았다. 그대로 있을 수는 없어 일어서려 했지만, 그가 왕을 품 안에 가두고 놓아 주지 않았다.

 

"이런 투르카노라서 아주 귀여운걸요."

방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또박또박 큰 목소리로 말하는 통에 듣는 왕 쪽이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방음이 비교적 잘 되는 집무실이었는데도 부끄러워질 지경이었다.

 

"아주 나쁜 취미를 가지고 있다니까요."

투르곤은 쑥스러워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다. 글로르핀델은 옆으로 돌려진 머리를 붙잡고, 왕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길쭉한 목덜미가 드러났다. 그는 그곳으로 입술을 가져갔다. 간질간질한 기분에 왕이 다시 얼굴을 정면으로 돌리려고 했지만, 목에 닿은 그의 입술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펜로드가 가져온 것만 다 하고 나면, 상대해드릴테니 나가있으세요."

손을 들어 글로르핀델의 머리를 밀어낸 투르곤이 글로르핀델의 손에 조금 엉켜버린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물론 금방 끝낼 수 있는 분량은 아니었으니, 사실상 내쫓겠다는 말과 같았다.

 

"폐하, 이렇게 절 내보내고 나면 며칠 동안 안 나오실 생각이신 거 다 압니다. 어림도 없습니다. 투르카노에 대한 거라면 뭐든 잘 알고 있어요."

투르곤은 때때로 안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며칠이고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 왕의 집무실인지라 간단한 요깃거리나 잠시 눈을 붙일만한 가구들이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오래 있지만 않는 거라면 큰 무리가 없었다. 그것은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그가 취하는 방식이었다. 방해꾼은 주로 글로르핀델이었다.

 

"이 손 못 놓습니까."

 

왕은 영주의 손에 붙잡힌 두 손을 빼내려 했지만, 글로르핀델은 왕을 질질 끌고 마침내 바라던 밖으로 나왔다. 서류뭉치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는 왕을 들어 올려 빙빙 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했다가는 몇 대 맞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지도 몰랐지만, 아무튼 그 정도로 속이 시원했다.

 

이렇게 전날 왕이 세워둔 시간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다반사였다. 꼼꼼한 성격의 왕은 전날 계획했던 일을 모두 마치지 않으면 잠자리에도 들지 않는 성격이었고, 글로르핀델의 손에 이끌려나와 놀다보면, 순식간에 밤이 되어 있었다. 지친 채로 집무실에 돌아오면, 산더미처럼 쌓인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왕이 틀어박혀서 일처리만 하는 날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어떨 때는, 밖에 나갔다가도 기어이 다시 따라 들어온 글로르핀델은 간이침대에 누워 먼저 잠이 들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다보면 방해라도 하고 싶어졌지만,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 잠자코 손을 빠르게 움직일 뿐이었다.

 

"폐하 납치 성공! 펜로드 퇴치 성공!"

"누가 듣겠습니다."

신나서 외치는 글로르핀델의 입을 투르곤이 얼른 두 손을 들어 가로막았다. 진중한 펜로드와 쾌활한 글로르핀델은 매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거렸다. 엄밀히 말하자면, 애 같은 글로르핀델을 펜로드가 타일러 보려다가 실패하는 쪽이었지만. 정말로 그들이 사이가 나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왕도 그들의 말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는 편이었다.

 

"농담인데 왜 그러십니까. 아무튼 이왕 나오셨으니까, 이제 절 따라오시면 됩니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어차피 오늘 안에 일들을 다 하기는 틀린 것 같군요. 새벽까지 해야 할 테니까요. 이러다가 제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책임지실 겁니까."

"저는 그 편이 더 좋은데요? 늦게까지 끌고 다녀야겠습니다."

"글로르핀델!"

그의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아챈 왕이 글로르핀델의 뺨을 잡아당겼다. 뭐가 그리 좋은지 그는 연신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하하, 아무튼 잘 생각하셨습니다. 이렇게 날도 좋은데 안에만 있으면 답답하잖아요."

"저는 안에 있는 것도 불만없었습니다만, 이번 한 번만입니다."

 

하지만, 말을 하는 쪽도 듣는 쪽도 이것이 마지막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왕의 손을 붙잡은 금발의 영주는 어린 아이처럼 즐겁게 복도를 달렸다. 시녀들과 시종들이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근엄한 모습의 왕이 그보다 작은 영주의 손에 붙들려 끌려 다니는 것은 매번 보아도 신기한 일이었다. 글로르핀델의 발이 얼마나 빨랐던지, 따라가는 투르곤 쪽이 바쁠 정도였다. 긴 소맷자락이 왕이 움직일 때마다 팔랑거렸다.

 

 

펜골로드에 이어 이제 펜로드까지 등장했습니다. 신군 커플은 여전히 자기들만이 세상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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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코르x핀골핀)

썰들 2014. 3. 15. 17:20

나무의 시대 1490년 경 (티리온, 멜코르의 저택)

 

 

(멜코르x핀골핀)

 

 

발라 멜코르, 그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자였다. 웃음을 지우는 법 없는 사내였지만, 아버님과 형님의 주위를 얼쩡거리는 게 탐탁지 않았다. 그런 자가 제 발로 내 저택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아내에게 손님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응접실로 내려가자 푸른 로브를 차려입은 그가 있었다.

 

"놀로핀웨공께서도 제 저택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참석해 주시겠습니까?"

 

안부 인사를 나누고 싶은 생각은 없어 바로 용건을 말해달라고 했다. 무슨 말을 하려 왔나 했더니 곧 그의 저택에서 무도회가 열린다고 했다. 남들을 만나는 게 싫지는 않았지만, 춤을 추는 자리에는 흥미가 없었다. 더욱이 별다른 친분 관계도 없는, 외려 피하고 자임에야. 그의 초대를 거부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런 자리에는 제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돌려 말했지만,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가 내 손을 맞잡아 왔다.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었다. 상대방의 동의도 없이 가족이나 친척도 아닌 자가 손을 붙잡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나 그가 바로 입을 열었기 때문에 나는 잠시 동안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놀도르 대왕이자 놀로핀웨공의 부친이신 핀웨님과 형님 되시는 쿠루핀웨공도 함께 하는 자리인데, 정말로 오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어떻게 구워삶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에 까다로운 이복형까지도 참여하는 자리인 모양이었다. 순간 마음속에 작은 망설임이 생겼다. 무도회라. 어쩌면, 그리 나쁘지 않을지도 몰랐다. 아버지가 계시는 자리라면, 평소의 모습이 아니라 한껏 차려입은 형님을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마주쳐봤자 형님은 빈정거릴 뿐이겠지만, 어쩐지 기대가 되었다. 어딘가 이상해진 것 같았다. 돌아오는 것은 거친 대우뿐이었는데도, 그를 머릿속에서 내보낼 수는 없었다.

 

"아버님과 형님까지 참석하시는 자리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변변치 않은 자의 초대인데, 기꺼이 응해주셔서 그야말로 감사할 따름이지요."

 

태연스러운 태도로 보건데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제 아무리 발라라도 핀웨 대왕과 페아나로 형님의 이름을 들먹이면서까지 거짓을 고할 리는 없었다. 그렇게 까지 해 가며, 나를 그의 저택에 부를 이유는 더욱이 없었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이미 답은 나와 있었다. 보나마나 멜코르는 막내인 피나르핀에게도 갈 텐데, 동생의 성격상 상대의 청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았다. 무리한 것도 아니니 더욱 그럴 것 같았다. 아버지에 형제들까지 모두 참석하는 자리에 나만 가지 않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도 빠질 수는 없겠군요."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그를 보기 위해 가는 자리가 아니었다. 결정을 하고나자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곁이라면, 얌전한 모습으로 있어줄 것이다. 말끔히 정돈된 머리카락과 꼭 맞춘 듯한 예복을 갖춰 입은 형의 모습을 떠올리자 이상할 정도로 두근거렸다. 성격과는 별개로 아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엘다르라는 불리는 나의 이복 형제였다.

 

"놀로핀웨공께서도 자리를 빛내주시겠다니 영광입니다."

 

내 손을 놓은 그는 과장스러운 동작으로 예를 표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였다.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지만, 일단 의심의 마음은 접어두기로 했다. 잠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도로 큰 일이 일어날 리는 없었다. 여차하면 인사만 하고, 바로 남들 속으로 숨어버리면 되었다.

 

무도회 날이 되어 멜코르의 저택으로 향하니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가면을 쓰고 있었다. 참석자에서부터 시종들에 이르기까지. 색색깔의 가면들이 가득한 저택의 풍경은 무척이나 기이한 것이었다.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몰랐다. 모두가 익숙한 자들일 텐데도 전혀 익숙하지가 않았다. 그 와중에 나만이 가면을 준비해가지 못했다. 미리 전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정식으로 보내진 초대장에는 특별히 준비해 오라고 한 것이 없었다. 저택의 주인과 인사를 나누고, 여분으로 준비되었던 가면을 받았다. 흰색 가면에는 금박 장식으로 장식이 되어있었다. 요란스러운 장식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도 거울에 비추어 보니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사방을 둘러보니 내 가면과 같은 가면은 하나도 없었다.

 

형은 아버지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내 앞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 웃음이 소름끼치게 들렸다. 붉은색 가면에 가려져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보였다. 무도회였지만, 춤은 추지 않았다. 가면을 쓰고 있어 다행인 점도 있었다. 얼굴을 그대로 드러낸 자리라면, 왕의 차남이라는 위치 때문에 내키지 않아도 몇 명의 손은 잡아야 했을 것이다. 정성껏 준비된 음식들이 가득했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다. 와인이 담긴 잔이 눈에 들어왔다.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려니 다리가 아파서 구석진 의자에 잠시 앉았다.

 

"아라카노."

 

와인을 홀짝이고 있으려니 형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또 무슨 시비를 걸러왔나 싶었다. 저택에 들어오는 내 모습이 거슬렸을지도 몰랐다. 돌이켜보면,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선 게 문제였다. 아차하는 순간에 계단 아래의 어두운 틈으로 끌어당겨졌고, 상대가 재빠른 동작으로 가면을 벗겨냈다. 그리고 내 입술에 다른 이의 온기가 겹쳐졌다. 별다른 동작도 없이 천천히 맞대고만 있었다. 평소처럼 거칠게 깨물지 않는 게 수상했다.

 

다정한 입맞춤은 기대한 적도 없었지만, 이복형은 언제나 상처를 내려는 듯 사납게 입술을 맞대어 왔다. 그것은 침대 위에서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가끔은 이렇게 계속 깨물리다가는 입술이 남아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입을 맞추고 싶으신 겁니까, 제 입술을 깨물고 싶으신 겁니까."

 

한 번은 불만섞인 목소리로 항의해 본 적도 있었더랬다. 말하자마자 바로 후회하고 말았지만.

 

"아내에게처럼, 여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맞춰주랴?"

 

지독히도 쌀쌀맞으면서도, 눈을 떼기가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조소가 돌아왔다. 그게 쿠루핀웨 페아나로였다.

 

"이제 당신은 제 마법에 걸렸습니다."

 

입술이 떨어졌다. 내 귀에 들려온 건, 특이한 목소리였다. 아만의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였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독특한 음색이었다. 상대는 내가 쓰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의 손에 들려있는 가면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대리석 바닥이 조용히 울렸다. 가면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구부렸는데, 밝은 곳에서 보니, 상대의 얼굴에 씌워져 있는 가면은 아까 보았던 형님의 가면이 아니었다.

 

새카만 가면에는 은박 장식이 요란했다. 문 앞에서 나를 맞이하던, 저택의 주인이 쓰고 있던 가면이었다. 내게 주어진 가면과는 색만 다를 뿐 동일한 형태였다.

 

"당신과 저는 언젠가 또 만나게 될 겁니다. 이 땅이 아닌 다른 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라카노."

 

그가 흐트러진 가면을 고쳐 썼다. 나는 그가 지나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쫓아가서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어안이 벙벙해서 왜 그의 저택에 찾아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입술에는 아직도 와인의 포도향이 어른거렸다. 그가 발리노르에서 사라진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였다.

 

 

뜬금없습니다. 멜코르와 핀골핀이 조우하는 명장면이 있는데 왜 엉뚱한 장면을 써 버리게 되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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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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